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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에세이

[김훈동칼럼 2023] < 세계문화유산 華城 바로알기 31편 > 화성편액을 통해 본 정조의 생각(1회)

작성자
정조인문예술재단
작성일
2023-09-08
조회수
274







수원화성이 축성된 지 227년이 지났다. 세계문화유산 화성 5.74km에 스며 있는 예술의 숨결을 읽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글씨 예술의 으뜸인 편액(扁額)을 통해 조선후기 문화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정조시대 역사를 음미하는 일은 자못 뜻이 깊다. 편액을 현판(懸板)이라고도 한다. 편액은 건축물에 거는 가로로 된 긴 액자를 말한다. 편액은 옛 건물에 달려 있는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다. 전통과 역사의 숨결이 담겨진 문화재의 얼굴이다. 전통 건축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예술문화의 한 형식이다. 간결한 언어로 옛 선현들이 추구한 건축물의 내면적 세계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문패와 같다. 편액의 글씨는 한 서가의 서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다. 특히 임금의 글씨를 새겨서 걸어 놓는데 어필(御筆)이라는 글자를 표기하여 엄격히 관리했다. 화성에 있는 편액을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1) 장안문은 화성4대문의 정문으로 이름은 정조가 정하였고 당대의 명필 조윤형이 썼다. 장안(長安)은 중국의 주나라 이후 여러 나라의 수도였다. 영원토록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뜻이다.

2) 화홍문은 북수문으로 ‘화(華)’자는 화성을 의미하고 ‘홍(虹)’자는 무지개를 뜻한다. 편액은 당대의 명필 유한지가 썼다. 필획이 용솟음치는 감흥을 흠뻑 주는 보기 드문 예서체다.

3) 방화수류정은 꽃을 찾고 버드나무를 따라 노닌다는 뜻으로 조윤형이 썼으나 없어져 그후 원곡 김기승이 쓴 행서체로 송나라 황산곡 서체의 훈향을 느낄 수 있다.

4) 연무대는 군사지휘소이면서 군사훈련장으로 정조의 글씨를 집자하여 편액을 걸었다.

5) 창룡문은 좌청룡 우백호로 창룡은 청룡이며 동쪽 하늘을 맡은 태세신(太歲神)으로 중국 한나라 낙양성 동쪽 문 이름에서 따왔다.  

6) 팔달문은 수원의 주산인 팔달산에서 따왔다. 사통팔달로 문 이름은 정조가 정하였고 편액은 당대 명필 송하 조윤형이 썼다. 글씨 크기가 고른 네모반듯하고 깔끔한 관각체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7) 화양루는 서남각루라고 하는데 ‘화(華)’자는 화성을 ‘양(陽)’자는 은산의 남쪽을 뜻한 글자로 화성 남쪽에 세운 문루라는 뜻이다.





글쓴이 : 김훈동


■ 주요경력

현)
(재)정조인문예술재단 이사

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신용보증기금 감사 등 다수


■ 주요저서
「정조능행의 무형유산적 지평」(공저)
「틈이 날 살렸다」
「수원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 」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