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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2022] < 세계문화유산 華城 바로알기 18 > 화성의 ‘성가퀴’에 담긴 의미

작성자
정조인문예술재단
작성일
2022-08-23
조회수
612






수원화성 5.74km을 걸을 수 있는 것은 성벽 구조 덕에 가능하다. 화성의 성벽은 몸체 부분을 이루는 체성(體城)과 그 위에 올려진 성가퀴로 나눈다. 체성은 남성 이미지다. 성가퀴는 여성 이미지다. 성밖은 돌로 쌓았다. 성안 쪽은 자갈과 흙을 다져서 쌓았다. 성가퀴는 성벽 위에 설치한 담이다. 여장(女墻)이라고도 한다. 성벽에 딸린 낮은 담이라는 뜻이다. 중국에서는 장수들이 성가퀴 안쪽 공간으로 말을 달렸다고 마도(馬道)라고 했다. 성가퀴는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다. 160~170cm 내외로 보통 어른 키 높이다. 여기서 병사가 몸을 숨기고 총이나 화포로 적을 공격할 수 있다.




하나의 여장을 ‘1라고 한다. 14cm정도 간격을 두고 이어져 있다. 1타에는 총구멍 즉 총안이 3개가 있다. 가운데는 가까운 곳을 쏘는 구멍이다. 근총안이다. 좌우에 원총안은 먼 곳을 쏘는 구멍이다. 성가퀴 위에 올려진 지붕은 옥개석이다. 검은 색이다. 흰색인 성가퀴와 어울려 아름다움을 뽑낸다. 옥개석은 빗물이 체성으로 흘러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맞배지붕 형식으로 얹었다. 유사시 지붕돌을 밀어 성 위로 올라오는 적병을 물리치는 역할도 한다. 화성이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처럼 과학적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성가퀴는 방어 기능도 있지만 성을 아름답게 하는데 있어야 하는 시설이다. 병사가 성가퀴에서 몸을 숨기고 전쟁을 할 수 있다.




성가퀴는 정조의 아이디어였다. 채제공 총리대신 아래 직위가 감동당상이다. 화성공사를 실제적으로 전담하는 총감독이다. 감동당상 조심태에게 화성에 성가퀴가 없으면 쓸모없는 성이다.” 성가퀴를 쌓도록 지시했다. 4대문에 옹성이 없는 것도 쓸모없는 성이다. 옹성도 쌓게 했다. 옹성은 성문 방어시설에 중요한 부분이다. 아름답게 꾸미고 견고하게 화성을 만들라고 정조는 조심태에게 직접 지시를 내렸다.




성가퀴는 석공들의 장인정신이 겹겹이 묻어있다. 위대한 예술작품이다. 수원화성은 평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가파른 팔달산 기슭도 있다. 주변 상황과 자연환경에 맞게 쌓았다. 가파른 산기슭에 성가퀴는 우직하고 소탈하게 보여 더욱 아름답다. 정조는 야심찬 정치개혁의 하나로 화성을 축성했다. 화성을 거닐면서 당시의 건축술을 눈여겨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수원화성은 위대한 세계문화유산이다.



■ 주요경력

현)

(재)정조인문예술재단 이사

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신용보증기금 감사 등 다수



■ 주요저서

「정조능행의 무형유산적 지평」(공저)

「틈이 날 살렸다」

「수원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 」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