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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2023] < 세계문화유산 華城 바로알기 30편 > 사대문을 방어하는 옹성(甕城)의 가치

작성자
정조인문예술재단
작성일
2023-08-03
조회수
267
  
  
  
  

한양에서 출발하여 수원화성에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만나는 시설은 옹성이다. 벽돌로 된 옹성은 화성이 유일하다. 성곽이 방어시설이며 이중 최첨단에 있는 시설이 옹성이다. 옹성은 성문 밖에 반원형으로 축성된 작은 성을 말한다. 그 안에 군사를 주둔시킬 수 있어 성문을 호위하거나 방어를 강화할 때 쓰인다. 적군의 공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다. 그래서 옹성문은 매우 중요하다. 방어력을 최대로 높여야 하는 곳이다. 수원화성 4대문인 장안문,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에 각기 다른 모양의 옹성이 설치되어 있다. 화성의 첫 옹성인 장안문에 있는 북옹성은 장안문의 출입문과 마주 보이는 중앙에 있는 것이 특색이다. 북옹성 홍예문 상부에는 실학자 정약용의 건의로 오성지(五星池)’라고 불리는 구멍이 5개 뚫린 일종의 물 저장고를 설치했다. 오성지는 나무로 만들어진 대문을 보호하고 유사시에 물을 흘려내려 불을 끄는 장치다. 화공에 대비하는 시설로 다른 성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시설물이다. 문짝이 목재라 불에 타기 쉬워 철갑을 입혔지만 불에 녹기 때문에 물을 부어 불을 끄는 오성지를 설치한 것이다.


아름다운 성곽이 지금은 관광시설로 보이지만 당시에는 목숨을 담보하는 시설이었다. 그래서 어떤 재료를 사용할 것인가가 중요했다. 돌은 벽돌보다 강하다. 하지만 돌은 불에 약해 화공을 받을 경우 터지고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중국을 다녀온 실학자들이 벽돌의 중요성을 주장하여 화성이 벽돌로 만들어졌다.


방어시설인 옹성은 창룡문과 화서문인 동?서옹성이 같고 팔달문과 장안문인 남?북옹성이 같다. ?서옹성은 옹성문이 없고 옹성 내부의 재료가 벽돌이 아닌 돌로 되어 있는 점이 남?북옹성과 다른 점이다. 특히 화서문을 보호하는 서옹성은 다른 대문과 달리 산을 끼고 있어 방어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옹성의 동쪽으로 서북공심돈이라는 강력한 공격시설이 있어 방어력을 높이고 있다. 조선 전기에는 옹성이 보편화되지 못했다. 한양도성도 처음 축성 당시 홍인지문(동대문)을 빼고는 옹성이 없이 만들어졌다. 이에 비교해 화성의 옹성은 몇 단계나 앞서는 최첨단 시설로 자부심이 넘치게 축성했다.


옹성외부에서 미관상으로 성벽 외벽에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 성벽 아래에 있는 적을 뜨거운 물이나 기름으로 공격하는 시설인 현안과 여장에서 타와 타 사이에 열린 부분인 타구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북옹성이 현안과 타구의 위치가 일치하고 다른 옹성은 불규칙하게 배치되어 있다. 이렇듯 화성은 경제적, 정치적 안정기에 절대권력자의 무한한 자원으로 최고 시스템을 갖춘 성곽으로 축성되었다.  





글쓴이 : 김훈동


■ 주요경력

현)

(재)정조인문예술재단 이사


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신용보증기금 감사 등 다수



■ 주요저서

「정조능행의 무형유산적 지평」(공저)

「틈이 날 살렸다」

「수원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 」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