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 1인칭 I는 대문자만 쓴다. 2인칭 you, 3인칭 he, she는 대문자건 소문자건 두루 써도 괜찮다. 이 세상에서 ‘나’이상 존귀한 것도 없기에 그렇다. 하지만 ‘나’만큼 다스리기 어려운 것도 없다. 모두가 남보다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평가나 사회에 대한 비판은 가혹하고 예리하면서 ‘나’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다. 잘된 것은 ‘내 탓’이요 잘못된 것은 ‘조상 탓’이라는 속담이 있다. 사람들은 사회 부조리를 개탄하면서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걱정을 두루 하면서도 나라의 주인이자 사회구성원인 ‘나’ 때문이라고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 ‘나’부터 사회의 부조리를 제거하고 잘못을 시정해야겠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모든 책임을 다른 이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언행을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쏟아 낸다. 모두가 달라져야 한다고 소망하며 자아 혁신, 사회 혁신을 말한다. 가정이고 직장이고 사회이고 어느 몇 사람의 힘만으로는 고치기가 어렵다. 오염된 물속에서 고기가 행복하게 살 수 없듯이 ‘남 탓’만 하는 가정이나 학교, 직장 분위기가 좋을 리가 없다. 사회에서 윤리가 올바로 설 수 없다. 각자 ‘나’부터 고쳐 가정, 직장, 사회 기풍을 바로 잡는 데 앞장서는 ‘나’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부터 먼저 실천할 때, ‘나’를 성찰할 때 정진할 수 있다. 그러한 ‘나’가 많아질 때 우리 사회는 훨씬 밝아질 것이다. 마치 비행기가 착륙 후 지체하지 않고 기내를 검사하고 정비하듯이 정진을 위해 ‘나’를 분석하고 고요히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우리네 생활이 시계 바늘에 쫓기는 분망한 나날이라 “나”를 제대로 성찰한 시간이 없기에 그렇다. 물론 백 마디의 다짐보다 하나의 실천이 중요하다. 화려한 언설(言舌)보다 소박한 단 하나의 행동이 보다 소중하다. 가족과 이웃, 사회와 나라는 모두 다 ‘나’의 확대다. ‘나’는 양심과 인격이 있는 ‘나’다. 고귀한 생명과 영혼이 있는 ‘나’다.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나’를 제대로 알고 버려야 할 것은 과감히 버리는 인격수양을 하고 인생의 승리자가 된 것이다.
글쓴이 : 김훈동
■ 주요경력
현)
(재)정조인문예술재단 이사
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신용보증기금 감사 등 다수
■ 주요저서
「정조능행의 무형유산적 지평」(공저)
「틈이 날 살렸다」
「수원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 」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