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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2024] < 세계문화유산 華城 바로알기 44편 > 화성 성곽에 깃든 정조의 사상을 엿봐야

작성자
정조인문예술재단
작성일
2024-10-07
조회수
182

화성은 자연환경을 그대로 활용하여 쌓았다. 만리장성은 성의 안쪽과 바깥쪽 모두 돌로 쌓았다. 수원화성은 밖에는 돌로 성벽을 쌓았고 안으로는 자연 그대로 산에 의지하거나 인공으로 산처럼 흙을 쌓아 버텨준다. 이런 까닭에 자연 지형을 이용해 쌓아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서도 자연히 성이 되는 셈이다. 성의 안쪽이 모두 산이므로 화성은 하늘이 만들어준 성이다. 평지산성인 평지북성도 안쪽에 흙을 쌓아 붙여 놓았다.

화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배경에는 화성을 쌓을 때의 정신과 축성의 전 과정이 담긴 화성성역의궤에 있다. 정조는 화성을 아름답게 쌓아야 한다.”라고 했다. 아름다움이 전쟁할 때 큰 의미를 갖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아름답게 쌓음으로써 화성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은 더 강하게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아름다움의 힘이다.

정약용이 만든 화성 기본계획설계에는 북쪽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게 되었다. 많은 민가가 철거되면 철거, 이주, 신축 등 공사비와 공사 기간이 많이 소요된다. 정조는 성터를 민가를 피해 북쪽으로 옮기라고 명했다. 겉으로는 공사비와 공사 기간을 줄이기 위함이었지만 실제는 정조의 백성 사랑 때문이다. 한 마을을 성안과 성 밖으로 갈라지지 않기 위한 정조의 깊은 마음이다. 성 밖으로 나갈 백성이 성안보다 더 많았다. 정조는 가능한 민가를 성안으로 끌어들이도록 지시했다. 화성이 버들잎 같은 형상으로 성 둘레가 만들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화성을 관청의 화성이 아니라 백성과 함께 하는 화성으로 만들겠다는 정조의 애민이다. 이처럼 수원화성은 정조의 웅대한 꿈을 실현한 도시다.

화성은 4성 체계다. 정조의 경영철학이 스며 있다. 장인과 백성에 대한 배려도 있다. 화성을 흔히 동성, 서성, 남성, 북성으로 구분해 부른다. 화성성역의궤에는 평지북성, 평지남성, 산상서성, 산상동성이란 명칭을 사용했다. 성역 당시부터 그렇게 불렀다. 명칭 앞부분 평지와 산상은 지형이다. 뒷부분은 동서남북이라는 방위다. 공사난이도에 따라 인력, 자재의 배치나 배분에 편리하도록 4개 지역을 나눈 것이다. 지역에 따라 인력과 자재가 달랐다. 성역 공사는 지형과 설계에 지배를 받는다. 정조는 방위에 대한 식별보다 지형개념으로 구분했다. 거기에 방위를 붙여 장인과 백성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정조의 실용 정신과 사상을 엿볼 수 있다



글쓴이 : 김훈동

■ 주요경력

현) (재)정조인문예술재단 이사

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신용보증기금 감사 등 다수


■ 주요저서

「정조능행의 무형유산적 지평」(공저)
「틈이 날 살렸다」

「수원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 」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