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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2025] < 세계문화유산 華城 바로알기 2편 > 독서대왕 정조의 뜻이 담긴 화성행궁 누상고

작성자
정조인문예술재단
작성일
2025-02-06
조회수
144


화성행궁은 정조 한 명의 임금에 의해 완성된 궁이다. 오롯이 정조의 생각이 담긴 공간이다. 화성행궁은 어머니 혜경궁홍씨와의 추억, 백성과의 기억, 정조의 노후를 위한 휴식 공간이다.

그 화성행궁 정전 봉수당 내에 서고로 사용할 다락 위에 만든 누상고(樓上庫)가 있다. 행각을 2층으로 만들었다. 지상에서 떠 있는 2층 부분은 창고다. 즉 누상고다. 서책과 같은 종이류가 지면의 벌레로부터 손상되는 것을 막거나 습기를 피해야 할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수장고다. 저술 작업에 필수적인 기관인 화성행궁의 외정리소 주변 행각도 2층 구조로 누상고를 설치한 이유다. 주로 종이나 서책을 보관하거나 서고로 이용된다. 누상고를 정전인 봉수당에 설치한 것이나 건물 주위를 두른 행각은 보통 단층이지만 화성행궁 봉수당 행각은 2층으로 누상고를 만들었다. 이는 많은 책을 가까이 하려는 정조의 뜻을 읽을 수 있다. 이렇듯 화성행궁은 단순히 정조의 화성 행차 시에 머무는 공간이 아니다.

화성행궁을 둘러보는 많은 이들은 정전 봉수당에만 눈길을 두고 마당 옆 행각에 세워진 누상고에 대하여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공부의 신, 독서대왕이라고 불리는 정조는 어려서부터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국왕이 되어서도 책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매일 일기를 썼다. 일성록을 남겼다. 정조는 자신의 생각과 마음이 담긴 많은 글과 글씨를 남겼다. 무려 100책이 되는 홍재전서를 남겼다. 조선왕조 역대 국왕 중 최대 분량의 문집이다. “내가 한가할 때마다 한 질의 책을 읽어서 이것을 해마다 상례를 삼았고, 손수 여러 서책을 가려 뽑아서 반드시 나라 안팎에 간행 반포하였다. 이는 문풍을 진흥시키고 풍습을 바로 잡으려는 고심에서 나온 것이다.”라고 홍재전서 서문에서 밝힐 정도다. 정조는 책만 그려진 병풍인 책가도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 다른 임금들 어좌 뒤에는 일월오봉도 병풍이 세워졌다. 하지만 정조는 일월오봉도 대신 책가도를 배치할 정도로 책을 사랑한 임금이다. 화성행궁 정전 봉수당 행각에 세워진 누상고를 새롭게 바라보아야 할 이유다.    



글쓴이 : 김훈동


■ 주요경력

현) (재)정조인문예술재단 이사

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신용보증기금 감사 등 다수


■ 주요저서

「정조능행의 무형유산적 지평」(공저)
「틈이 날 살렸다」

「수원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 」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