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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2025] < 세계문화유산 華城 바로알기 4편 > 화성의 방어시설 현안의 18세기 건축미

작성자
정조인문예술재단
작성일
2025-04-07
조회수
93




화성 5.74km에 걸쳐있는 60개 건축물에는 다양한 18세기 건축미가 담겨있다. 적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성에 부속된 현안 장치도 그중 하나다. 화서문을 성 밖에서 보면 반월형 서옹성과 옆에 높이 선 서북공심돈의 벽면을 따라 위에서 아래로 파인 긴 홈을 볼 수 있다. 이것을 현안이라고 한다. 현안(懸眼)은 늘어지다 에 눈구멍 이다. 화성 건물 중에 성벽 위 안쪽에서 성 바깥 아래 바로 밑까지 세로로 길게 내리 뚫은 구멍을 말한다. 성 밑을 살피거나 성벽에 가까이 다가선 적에게 뜨거운 물이나 기름을 부어 공격하도록 고안된 시설이다. 적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성의 부속장치다. 성 바로 앞까지 적을 감시하는 것이 주기능이다. 화성에는 옹성에만 전돌로 만들고 공심돈과 적대 등은 돌을 사용하였다. 류성룡도 그의 축성론을 통해 몸을 피하는 성가퀴라는 타 안에다 구멍을 뚫어 바로 성 밖까지 나와서 성 밑의 적을 환히 내다보고 적을 잡는 방법이 매우 좋다고 방어시설로서 현안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북옹성, 남옹성, 동옹성, 서옹성 네 곳과 모든 치성 21곳 전면에 현안을 설치하였다. 화성 시설물 중 거의 절반에는 현안을 설치하였다. 성에서 돌출된 벽돌로 지은 대포가 있는 포루 다섯 곳에는 현안이 없다. 성 밖 지면에서 성 높이까지 내부를 비워 대포를 쏘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시설물이라 현안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성 안에 현안을 뚫은 시설과 수량을 보면 장안문 북옹성 16, 팔달문 남옹성 12, 장안문 적대 3, 팔달문 적대 2, 창룡문 동옹성 3, 화서문 서옹성 3, 동북노대 2, 서북 공심돈 4, 남공심돈 4, 서북각루 2, 동북포루 1, 북포루 1, 동포루 1, 치성 1곳 등이다. 현안 길이는 85~20자로 장안문 적대와 팔달문 적대가 가장 길다. 타마다 가장 중심 부분에 성의 평면으로부터 구멍을 뚫었다. 크기에 알맞게 벽돌을 구워서 점점 밑으로 내려갈수록 층계를 이루며 좁아지게 쌓아 적이 성벽 아래에 이르면 단번에 발견할 수 있다. 그때 화살이나 돌, 총 등으로 공격할 수 있다. 현안은 또 하나의 치성이다. 세계문화유산 화성을 걸으면서 정조의 또 다른 전략적 의도를 읽을 수 있다.     




글쓴이 : 김훈동


■ 주요경력

현) (재)정조인문예술재단 이사

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신용보증기금 감사 등 다수


■ 주요저서

「정조능행의 무형유산적 지평」(공저)
「틈이 날 살렸다」

「수원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 」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