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길이는 화성성역의궤에 4천600보로 기록되어 있다. 시설물 간 거리인 원성 길이와 돌출된 시설물을 형성하는 곡성 길이를 합한 길이이다. 미터법으로 5.42km다. 화성을 축성한 정조대왕 꿈의 길이다. 시설물은 성을 사용허거나 운영하는데 관련된 토목 또는 건축시설물을 말한다. 성역의궤에 19개 유형의 60개 시설물이 기록되어 있다. 이중 대포가 있는 포루가 5곳, 군졸만 있는 포루 5곳이 있다. 대포 진지인 포루는 전체를 벽돌로 만들었다. 동포루, 서포루, 남포루, 북동포루, 북서포루 등 5곳이다. 북동에만 2개다. 방어에 취약한 수문인 화홍문을 위해 북동포루를 특별히 배치했기 때문이다. 성의 몸체가 돌출되게 집을 지었다. 3층으로 속 내부를 비워 마치 공심돈의 구조와 비슷하다. 수많은 포혈, 즉 포를 쏘는 구멍이 있다.
화성 축성 당시 벽돌은 고급자재다. 또한 제작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성에 벽돌을 사용한 것은 화성이 유일하다. 그만큼 화성의 가치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암문, 수문, 봉돈, 노대 등은 벽돌과 돌을 함께 사용하여 만들었다. 하지만 치, 군졸이 있는 포루, 공심돈의 세 가지 구조적 특색과 장점을 모두 갖춘 대포가 있는 포루는 전체를 벽돌로 지었다. 당시 벽돌 굽는 기술이 익숙치 못했고 굽는 땔나무도 구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왜 포루만은 벽돌로만 지었을까. 포루는 내부 공간 활용이 중요한 시설물이다. 군사가 머물며 대포를 쏘기 위해 내부 공간이 필요하고 3면 벽체 구멍이 필요했다. 1개 포루에 총혈, 포혈 등이 최대 38개까지 뚫었다. 적을 정탐하고 대포를 쏘는 공간이다. 포루는 지상부터 성 높이까지 사용하는 유일한 시설물이다. 화성 시설물은 대부분 치성 위에 짖는다. 하지만 포루만은 지상에 짓는 유일한 시설물이다.
포루 내부에 기둥을 세우고 마루를 깔고 사다리를 놓아야 한다. 울퉁불퉁한 돌 마감으로는 기둥조차 세우지 못하고 실내 사용이 무척 불편하다. 포루 내부를 비워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돌보다 벽돌이 최상의 재료였다. 벽체에 포나 총을 쏠 구멍을 내는데 벽체가 돌이라면 불가능하다. 벽돌은 시공이 쉽고 공사 기간을 줄여주었다. 까다로운 벽체 구멍 뚫기도 가능하고 성의 미관도 좋게 했다. 포루 때문에 미숙했던 벽돌 제작기술도 발전되는 원동력이 됐다.
「수원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 」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