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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2025] < 세계문화유산 華城 바로알기 1편 > 정조의 미의식을 읽게 하는 화성 봉돈

작성자
정조인문예술재단
작성일
2025-01-14
조회수
150


창룡문의 서남쪽 동이치와 동이포루 사이에 있는 화성 봉돈은 봉수를 올리기 위해 만든 구조물이다. 봉수대라고도 부른다. ()과 수()는 둘 다 봉화라는 뜻을 가졌다. 봉화라 하지 않고 봉수라고 한다. 봉화는 불만 가리킨다. 봉수는 불과 연기를 가리킨다. 봉수는 낮에는 연기를 피워 올리고 밤에는 불을 피워 신호를 전달하는 통신방식이다. 봉돈에는 불이나 연기를 올리는 구조물이 다섯 개가 있다. 아무 일 없는 때에는 봉화를 하나만 올린다. 적이 나타나면 둘을 올린다. 적이 경계에 접근하면 셋을 올린다. 적이 경계를 침범하면 넷을 올린다. 적과 접전을 벌이면 다섯을 올린다. 이처럼 다섯 단계로 나뉘어 봉수를 올려 비상상태를 알렸다.

불과 연기를 비추어 화성 행궁을 수비하고 화성을 지키며 주변의 사태를 알리는 신호 시설이다. 화성 봉돈은 성벽 일부를 치성처럼 돌출시키고 아래층은 돌로 쌓았다. 위는 성벽보다 높이 쌓아 위쪽에 여장을 두었다. 안은 3층 계단식으로 만들어 가장 높은 곳에 다섯 개의 횃불 구멍을 설치하였다. 여장 삼면에는 포혈 18개를 갖추었다. 여장 아래 삼면 벽성에는 총안 18, 누혈 1개를 뚫었다. 다섯 개의 횃불 구멍 가운데 평상에는 남쪽 첫째 화두만을 사용하였다. 화성 봉돈의 성안쪽 좌우에는 군기고와 병수처를 한 칸씩의 건물로 짓고 그 중간에 성내의 출입문을 홍예벽돌로 축조하였다. 봉돈 안뜰의 좌우에는 배수를 위한 누조를 설치하였다.

수원화성 봉수대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를 거쳐 올라오는 봉화가 한양으로 전달되는 곳이다. 화성 봉화는 동쪽으로 용인 석성산의 육봉에서 봉화로 응하고 서쪽으로는 수원부의 흥천대에 있는 해봉에서 응하였다. “미려함이 적에게 두려움을 준다.”는 정조의 어록처럼 5.74km에 축성된 화성의 건축물들은 아름답다. 화성 봉돈도 그렇다. 화성은 오랫동안 방치되고 한국전쟁 때 파괴되어 제 모습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화성을 건설할 때 만든 설계도인 화성성역의궤에 자세한 봉수외도가 있어 원형을 복원할 수 있었다. 화성 성밖에서 봉돈을 바라보면서 그 앞에 있으면 크기에 압도당한다. 매우 근대적이고 세련된 미의식의 화성 봉돈은 정조의 또 하나의 걸작품이다



글쓴이 : 김훈동

■ 주요경력

현) (재)정조인문예술재단 이사

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신용보증기금 감사 등 다수


■ 주요저서

「정조능행의 무형유산적 지평」(공저)
「틈이 날 살렸다」

「수원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 」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