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재단법인 정조인문예술재단

통합검색

문화사랑방

칼럼 · 에세이

[김훈동칼럼 2025] < 세계문화유산 華城 바로알기 8편 > 신묘한 화성의 은폐 시설과 방어 전술

작성자
정조인문예술재단
작성일
2025-08-04
조회수
335



세계문화 화성, 5.74km를 걷다 보면 신묘하고 과학적인 은폐 시설과 허를 찌르는 방어시설을 만나게 된다. 당시 축성을 진두지휘한 정조의 전략적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치다. 꿩이 제 몸을 숨기고 밖의 동정을 잘 엿보기에 시설물을 ()’라는 이름을 붙였다. 치는 성곽의 요소에 성벽 밖으로 돌출시켜 좌우 방향에서 접근하는 적병을 방어하기 위한 시설물이다. 치의 주기능은 적의 양 측면을 좌우 두 군데에서 공격함으로써 적이 성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수원화성에는 치가 여덟 곳이 있다. 북동치, 1, 2, 3, 남치, 1, 2, 3치다. 북동치는 북동적대와 붙어 있다. 팔달산 북쪽 능선 위에 있는 서1치는 타구의 위를 덮었다. 이는 병사가 적에게 몸이 노출되고 머리 위에 총탄이 날아들 것에 대비한 시설이다. 타구 위를 덮은 벽돌 덮개는 아주 작은 시설이지만 적에게 노출되는 병사에게는 큰 은폐시설이다. 3치와 남치는 여장이 성안으로 들어온 점이 특이하다. 타구란 여장의 한 단위인 타와 타가 만나는 부분의 열린 공간을 말한다. 세 개의 총안 구멍이 있는 한 단위를 타로 읽으면 된다. 타구는 적으로부터 몸을 피하면서 동시에 열린 부분으로 적을 엿보거나 사격을 하는 공간이다. 타구는 5치의 매우 좁은 틈이므로 병사가 몸을 숨을 공간이 넓다. 양쪽 여장에 날카로운 각도를 안팎으로 줘 병사들이 몸을 충분히 감추고 감시할 수 있어 범위가 그만큼 넓어졌다. 은폐와 감시, 공격을 할 수 있는 시설이다. 타구가 없는 여장은 상상할 수 없는 이유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신묘한 설계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 점이다. 여장은 위계가 낮은 시설물이지만 과학적이고 전략적인 기능이 숨어있다.

타구의 윗면을 벽돌로 덮은 여장은 서1치뿐만 아니라 망을 보는 공심돈과 포루 위를 지붕으로 덮었다. 치는 화성 시설물 중 간단하고 미미한 기본시설물이다. 하지만 성으로 접근하는 적에게는 매우 두려운 시설물이다. 유성룡은 치성이 없다면 이는 성곽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치성과 포루는 화성의 기본적인 방어시설이다



글쓴이 : 김훈동


■ 주요경력

현) (재)정조인문예술재단 이사

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신용보증기금 감사 등 다수

■ 주요저서

「정조능행의 무형유산적 지평」(공저)
「틈이 날 살렸다」

「수원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 」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