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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 2025] < 인문칼럼 9 > 독서엔 과식이란 없다

작성자
정조인문예술재단
작성일
2025-09-01
조회수
273


흔히 음식이 나를 만든다고 말한다. 이때 나는 튼튼한 몸을 말한다. 또한 책이 지금의 나 자신을 만들었다고도 한다. 모두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닐 듯싶다. 누구나 음식을 먹고 책과 함께 살았기 때문이다. 무더위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절기는 초가을로 한 발자국 들어섰다. 독서의 달이다. 삶의 자세를 올바로 갖추는 데에는 독서만한 게 없다. 편협해지기 쉬운 우리다. 그런 우릴 폭넓게 키워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독서다. 흐르는 강을 제대로 보려면 강의 표면과 밑바닥을 생각하고 본류와 지류를 같이 파악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그저 강의 표면만 보고 왕왕 강을 말하는 성급함을 보인다. 지류를 보더라도 자신이 전문으로 하는 어느 지류에만 집착한다. 부분을 전체로 판단하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툼이 많고 언제나 시끄럽다. 폭넓은 독서를 통한 전인적인 발전에 먼저 힘써야만 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자기 발전이라는 것은 평생을 두고 해 나가야 하는 일이 아닌가. 비단 책 읽는 것뿐만 아니다. 일상의 일들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사물을 근원적인 것과 표면적인 것을 합쳐서 파악하고 부분적인 것과 전체적인 면을 아울러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것은 독서가 바탕이 된다. 그래서 옛 선인들은 삼상지학(三上之學)이라고 했다. 책 읽기는 말을 타고 가면서도, 침상에 누워서도, 측간에서도 해야 된다는 뜻이다. 죽지 않고 살아가려면 호흡을 계속해야 하듯이 독서를 평생 두고 해야 할 일이다. 책 속에는 온갖 나라가 있다. 책 속에서 자신이 가지 못할 아득한 유토피아도 만날 수 있다. 명작은 길고 긴 세월 동안 여러 번 시대가 바뀌면서도 변치 않고 수많은 사람의 영원 밑바닥에서부터 공감대가 형성되어왔다.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읽히는 이들 명작은 인간의 이성과 감성에 한없는 윤활유 역할을 해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다른 나라의 명작을 읽는다는 건 곧 세계를 공정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한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일찍이 역사의 연구에서 인간은 누구든 현실에 안주하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어느 정도의 단계에 이르면 거기에 만족하고 그만 멈추려고 한다. 그런데 인간이 처한 운명은 자꾸만 변하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라고 했다. 책 속에 삶의 길이 있다. 책과 함께한 인생은 멈춤이 없다. 독서와 사색을 중단하면 그것으로 인생은 끝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느긋하고 여유로운 기분으로 시작하는 독서의 달이기를 바란다. 독서에는 과식이란 있을 수 없지 않은가   



글쓴이 : 김훈동

■ 주요경력

현) (재)정조인문예술재단 이사

전)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회장
    수원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신용보증기금 감사 등 다수

■ 주요저서

「정조능행의 무형유산적 지평」(공저)
「틈이 날 살렸다」

「수원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 」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