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노래하는 섬, 강화도 답사후기 - 김연희

11월 늦은 가을 날, 정조인문예술재단 하반기 역사 탐방길에 몸을 실었습니다.

오늘 갈곳은 강화도입니다.

아침 8시에 수원에서 출발하여 초지진, 정족산성, 전등사를 오전 일정으로 둘러보고, 점심식사 후엔 교동향교와 대룡시장을 둘러보고 다시 수원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이번 답사는 남다른 설레는 마음이 있습니다. 사실 강화 답사는 여러 번 다녀왔지만, 늘 못 가본 곳이 있었습니다. 그곳이 교동이고, 이번 답사에 갈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버스는 출발하였고, 오늘 답사일정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강화의 역사와 함께 박제가의 가거절구를 읽어 주셨습니다.

천광정록활- 금일호소요- 백운망가포-행음이위요

하늘빛 정말 푸르고 넓어/ 오늘은 거닐기 딱 좋은 날이네/

흰구름 바라만 봐도 배부른 듯하고/걸으며 읇조리니 노래가 되네

어찌나 내 마음이던지, 강화나들이 떠나는 설레는 내 마음을 읽어주시는 줄 알았습니다.

수많은 전투의 최전선이었던 초지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강화탐방이 이루어졌습니다.

정족산성과 전등사는 문화해설사가 함께 해주셨고, 흥미있는 이야기로 소중한 유산들을 더욱 친숙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등사는 워낙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예술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보석이 박혀있는 마애불을 보고 국가유산인 줄 알고 놀라워했던 기억도, 경내에 세워져 있는 어린왕자의 동상을 보고 갸우뚱했던 기억도 모두모두 한편의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맛난 점심과 커피를 마시고 우리 일행은 교동으로 향했습니다.

교동대교를 달려 해병대 검문소를 지나 들어가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붉은색 홍살문이 보입니다. 홍살문 앞에는 어김없이 하마비가 있습니다. ‘수령변장하마비’ 처음 보는 하마비였습니다. 이곳은 군사적 요충지로 군인이 많았을 것이고, 수령이나 변방의 장수도 내리라는 뜻일까 싶습니다.

수원향교에도 하마비가 있습니다. ‘대소인원개하마’

교동향교의 하마비를 보면서 다른 지역의 하마비들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홍살문을 지나 향교까지 좀 걸어 들어갔습니다. 향교 입구 옆에는 읍내리 비석군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교동면 관내에 있던 비석들을 모아둔 곳입니다. 원래 자리가 아닙니다. 이상하게 비석군 앞에도 하마비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하마비도 원래 자리는 아닐텐데, 출처가 몹시 궁금했습니다.

돌계단을 올라 향교입구를 들어서니 학사인 명륜당이 바로 보입니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설립된 향교이고, 향교 중에서 공자의 상을 최초로 모신 곳이 교동향교였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런지 교동향교는 오랜 역사를 지닌만큼 고즈넉한 자태를 오롯이 품은 듯했습니다.

ㄱ자 모양의 동재와 서재, 특이한 모양의 굴뚝, 대성전 앞에서 내려다 본 경치도 너무 아름다워 오늘의 향교 모습을 오래 기억할 거 같았습니다.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대룡시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교동향교의 여운이 큰 탓에 시장에 대한 기대는 별로 없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커피 한잔하고 의무감으로 한번 둘러보자는 마음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입구에서 난 마음이 확 바뀌어 버렸습니다. tv에서나 보던 계란꾸러미가 눈에 띠면서, 여기저기 눈돌리기에 바빴습니다. 시장은 굉장히 활기찬 곳이었고,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일행들과 뜨거운 호떡도 줄 서서 사 먹고, 맛보라고 선뜻 내어주시는 먹거리도 즐겁게 맛보며 시장을 누볐습니다.

어렸을 적 부모님 따라다녔던 시장 같은, 옛추억 몽실몽실 올라오는 곳이었습니다.

대룡시장을 마지막으로 수원으로 무사히 귀가했고, 저의 강화 나들이도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번 역사탐방을 기획하고 애써 주신 분들께 제일 먼저 감사드리고, 좋은 기회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저 역시 영광이었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 더더욱 아껴야 겠다는 생각했구요,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다음을 또 기약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