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정원 수원화성 조선 최고의 조경가 정조 / 정조의 마음, 수원화성으로 만발하다
저자김새별
발행연도2020.04.23
발행처한국조경신문
조선 최고의 조경가 정조가 꿈 꾼 정원 ‘수원화성’
정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듯 서구의 유명 정원으로의 발길이 점차 잦아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한국 전통정원에 대한 접근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우리 전통정원에 대한 강한 목마름 가운데 정원과 조경을 공부한 수원시 공무원 5명이 정조가 꿈 꾼 정원 『왕의 정원 수원화성』을 출간했다. 지은이들은 발품으로 축적한 자료와 문헌 수집을 집대성해 정조 시대 전통정원의 철학과 당대 의식을 살피고 있다. 이 책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을 정교한 과학기술로 축조된 성곽에서 한걸음 나아가 백성을 헤아린 군주의 내면풍경, 그리고 정조의 애민사상과 효심이 구조화된 경관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 수원화성을 통해 실학과 풍수지리에 근거한 정조의 사상, 당시 도시계획으로 건설된 신도시 화성을 둘러싼 시대상 등 수원화성의 이면을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정원과 조경을 사랑한 정조의 흔적, 예컨대 문집과 그림, 창덕궁 후원, 경희궁 등을 더듬다 보면 점차 거대한 정원, ‘수원화성’을 만나게 된다. 정조는 수원 신도시 건설을 주장한 유형원의 명분을 이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 영우원을 수원으로 천봉하면서 효심에서 비롯된 신도시 화성을 계획하는 과정도 흥미롭다. 임진왜란 이후 축조된 화성, 풍수지리에 바탕한 도시계획, 다산 정약용과의 만남 등 중세 르네상스적 인간의 길을 걸어 간 정조가 당대 철학과 문화가 집약된 공간, 즉 수원화성을 완성하게 된다. 수원화성이 조경, 건축, 토목, 의례가 융합된 신의 정원이라 불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