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經百篇』은 오경 중에서 핵심이 되는 작품 99편을 선별하여 경상감영 서리의 글씨체로 편찬 및 간행된 정조조 편찬 선본이다. 정조는 탕평정치가 성행한 18세기 조선후기에 즉위하여 임금이면서 스승인 君師論을 펼쳤고, 패관소품문 등의 경박한 문장을 바로잡고자 文體反正을 강력하게 주창하였다. 더불어 초록하는 작업을 학습의 방법으로 삼았으며 고문을 지향하고 주자학을 존숭하는 학문적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정조조의 선본은 문체반정과 정조의 문체관 및 학문적 사상이 융합되어 편찬되었으며, 서명에 ‘選’이라는 글자를 붙이거나, 10의 배수에 맞추어 글을 뽑아 각 분야의 정문을 종합적으로 제시한 『八子百選』, 『朱書百選』, 『史記英選』, 『陸奏約選』, 『오경백편』, 『杜陸千選』등 6종의 선본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오경백편』은 그 중 경학의 정문을 제시한 문헌으로, ‘四書’가 아닌 ‘오경’을 대상으로 한 까닭은 당시 사서집주에 치우친 학문 세태에 오경의 중요성을 제기하고자 하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