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정조는 개혁과 리더십을 상징하는 인기 높은 아이콘이 되었고, 학계와 대중문화계를 막론하고 ‘정조 열풍’ 혹은 ‘정조 미화’가 유행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정조 시대는 오로지 빛나는 순수와 영광의 시공간이었고, 그 이후의 19세기 조선이 겪게 된 좌절과 한계의 경험은 진정으로 정조와 완전히 무관한 것일까? 『정조와 정조 이후』는 그러한 도식적인 시대 구분과 평가 기준의 이분법으로는 정조 시대 자체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19세기의 역사상도 온전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반성으로부터 시작된 기획이다